Peppermint




저자가 카자흐스탄 여행 중 머문 한 고려인 문인의 집에서

우연히 주세죽의 친필 기록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이야기를 복원한다는 형식의 소설이다.

물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읽는 사람이 각자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사실 초반부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일단 거진 두 페이지에 한 번 꼴로 나오는 '조선 최고의 미녀'타령과

정작 주인공이며 여성 혁명가인 주세죽의 신념이나 철학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그렇다.

실제로 소설 속에서 주세죽이 왜 혁명에 몰입하는지 그 개연성이 모호하게 보인다.

첫번째 남편 박헌영과의 사랑과 그녀가 바라보는 강인한 남편의 모습이 주된 내용을 이루는데,

이 과정에서 주세죽은 매우 수동적인 전통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혁명가 집단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관점의 소설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을 느낀 것 같다.

주세죽이 꿈꾸는 세상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소설을 끝까지 읽어도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ps. 사회주의자들이 일제 순사(조선인)들에게 골목에서 검거되고 고문당하는 장면들은

     남영동이나 1987 등의 영화에서의 모습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