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mint




하루키의 작품은 선반을 하나 가득 메울 정도로 읽어보았지만

가끔 서점에 가면 처음보는 단편집이나 에세이가 떡 하니 놓여있곤 하다.


뭐지.. 내가 아직도 못본 책이 또 있나?..

출판사의 문제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중구난방이기도 하고,

겹치는 것도 없지는 않다.


가끔은 '뭐, 이렇게 아무래도 좋을 얘기를 굳이 책으로..' 라고 생각할 때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편히 누워서 심드렁하게 읽는 것도 나름의 맛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쿄기담집은 말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그렇다고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분명히 독자들의 일반적인 관용도 안에 들어와 있다.


물론 약간은 이상한 상황이긴 하지만

등장인물들도 묘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으니

그 페이스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면에서는 이토 준지의 만화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PS)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장면이지만 하루키스러운.. 피식 웃은 장면



소파에 조그만 여자애가 앉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노래하고 있었다.


"안녕" 나는 말했다.

"안녕하세요" 여자애는 노래를 멈추고 말했다.


누군가 지나가다가 이상한 의심이라도 할까봐,

아이와 거리를 두고 창가 벽에 기대서서 이야기했다.


"학교 끝났어?" 나는 물어보았다.

"학교 얘기는 하고 싶지 않은데요?" 여자애가 말했다.

양보의 여지가 없는 말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