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mint




책을 먼저 볼까. 영화를 먼저 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책을 먼처 펼쳐 보았다.

과학자가 쓴 소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고..

어찌되었든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는 이렇다. 


직녀성으로부터 송신된 전파를 통해 설계도를 입수한 인류는

어떠한 '기계'를 만들게 되고

결국 선택받는 인류의 대표자들이 외계와 조우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실 SF적인 요소가 드러나는 부분은 여러모로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콘택트와 인터스텔라 모두 이론물리학자인 킵 손의 자문을 통해 완성되었다)

또한, 아버지를 잃은 뒤 전파천문학에 몰두하는 주인공 엘리 역시 

인터스텔라의 머피와 매우 닮아있다.


작중 엘리와 종교계 인사들이 토론을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를 통해 칼 세이건은 자신의 종교관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생전에 불가지론자(Agnostic)로 유명했던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신이 우주의 일부로서 존재한다면

과학적으로 증거를 가지고 증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으니,

나는 존재를 입증할 수도 없는 신을 믿을 수 없다.'


이 소설은 80년대 중반에 쓰여져,

소설 속의 시간은 2000년의 바로 직전까지 흘러간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흥미루온 부분이 있었는데..


엘리가 장성한 후에, 그러니까 1990년 후반에

워싱턴으로 이동하며 휴대용 팩스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떠올려 본다면..

사실 소설가이며 과학자인 칼 세이건의 상상력을 감안할 때 의아스러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 동시대의 사람들 중 최상류 계층의 일부는

지구궤도에 자신들의 성(거주지)를 건설하여 생활하며 왕복선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우주장례, 우주동면 등의 서비스 사업을 이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는 현재인 2015년이나 향후의 10년, 20년 뒤를 떠올려도 쉽게 와닿지 않는다.


물론 소설 속의 상상에 불과하지만

왜 이러한 기술 예측의 불일치가 일어났을까?..


아마도 칼 세이건은 자신과 인류의 꿈을 코스모스에 투영하였기에

어쩌면 지구 내부로 속박되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간과하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