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mint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을 아주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챈들러 스타일이 워낙 후세에 영향을 많이 주었기에

적지 않은 작가의 에세이에서 그의 흔적을 볼 수 있다.(특히 무라카미 하루키)


첫 장편인 '빅슬립'과 '안녕 내사랑' 딱 두 작품만 읽어보았는데

그 특유의 챈들러 스타일이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 책은 레이먼드 챈들러가 보낸 서간들을

작품론, 커리어, 필립 말로(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탐정), 일상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엮어낸 책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던 것은..

챈들러 하면 '하드보일드'인데..

이 서간들에 쓰여진 챈들러의 문장들은 너무나도 감정적이고 인간적이다.

자신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글을 쓰는 목적이 소설과는 다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나,

형식을 막론하고 언제나 일관되게 쿨한 하루키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말년에 연상의 아내 시시를 잃고 방황하는 시기에 쓴 문장들을 보면

목이 메일 정도로 서럽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