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말로 시리즈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처음에 필립 말로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 계기도
의뢰가 아니라 단순한 우연이었다는 점도 상당히 거슬렸고
두 개의 살인사건을 연결하는 과정이 너무 느긋해서
지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 필립 말로가 내가 기억하는 강인한 모습과는 달리
나약하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설정상 필립 말로도 나이를 먹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런데 칵테일 쪽에는 무지하고 관심도 없지만
작중에 언급되는 테리 레녹스의 대사를 읽어보면
한 번쯤 마셔보고 싶기도 하다.
"여기 사람들은 김릿 만드는 법을 잘 모릅니다.
사람들이 김릿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냥 라임이나 레몬주스와 진을 섞고
설탕이나 비터를 약간 탄 것에 지나지 않아요.
진짜 김릿은 진 반, 로즈 사의 라임주스 반을 섞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섞지 않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