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mint



하루키의 소설은 워낙 어릴때부터 읽어왔기 때문에

단편이든 장편이든 거의 빠짐없이 읽어본 것 같다.


그러다보니 평소에 하루키의 어떤 작품을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몇 년에 한 번 신작이 출간되면 뒤늦게야 소식을 접하고 시큰둥하게 읽어보게 된다.


일단 '여자없는 남자들' 이라는 제목은 제법 낯설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키 소설 세계관의 주인공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단정하고, 무신경해 보이지만 세심한 하루키의 분신들은

언제나 맥주를 마시고 그다지 열정적이지는 않아보이는 연애를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여자없는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여자가 있는 남자가 되어야 하고 그러한 이후에야 여자없는 남자가 될 수 있다.


수록된 단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국은 상실로 귀결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절제되어 있어 그런지

조금 더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