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ermint



프랑스 식민지 치하 카메룬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늙은 흑인 농부 메카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기본적으로는 백인 식민 정부에 대한 풍자를 다루고 있지만

원주민의 토착적인 모습을 그린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지만

작중에 등장하는 원주민들이 기쁨이나 슬품의 감정을 소리와 춤을 통해 극적으로 드러내고

"그렇지이이", 말해 뭐해!" 등의 추임새로 상대방의 말이나 감정에 동조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아프리카 답다는 생각이 든다.

특유의 리듬감을 살려주는 번역도 매우 훌륭하고.


"아 어르신들!" 음봉도가 눈을 내리깔고 빠뉴 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소심하게 말했다.

"제가 여러분들 사이에서 말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압니다만 저도 이미 양의 창자를 먹은 사람입니다."

"저 사람한테 누가 양 창자를 먹게 해줬어?" 누군가가 끼어들며 언성을 높였다.

"창피한 일이구먼! 창피한 일이야!" 사람들이 비난했다.

"주름이 있다고 어린 거북이가 나이가 든 건 아니잖아? 누가 자네한테 양 창자를 먹게 해줬어?"

사람들이 음봉도를 윽박 질렀다.